어제 11회 방송분을 끝으로 오상궁의 모습을 더이상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스포를 봐서 오상궁이 죽을 거란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한편으론 스포가 잘못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희망을 안고 있었기 때문에
자꾸 머릿 속에 맴도네요 ㅎㅎ
저는 이 드라마를 보던 제1의 이유가 바로 오상궁이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 드라마를 열심히 보게될 진 모르겠지만
아마 이 포스팅이 달연 관련 마지막 포스팅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달연 마지막 포스팅을 어떻게 쓰면 좋을까 생각하던 중,
역시 제가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 오상궁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보면 좋을 것 같아
포스팅 작성을 시작했습니다.
장난스럽게 막 광광 날뛰면서 쓰고도 싶지만
살짝 눌러 오상궁 시점에서 시작해볼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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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를 알게된 건
해수 그 아이가 폐하의 또 다른 짝이 되기로 예정되어있기 때문이었다.
처음 그 아이를 봤을 땐
귀족 집안에서 자라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이 아이.
폐하와의 혼인을 거부하려 자해를 했단다.
부귀영화가 보장되어있다고 해도 '자기 인생은 자기가 결정한다' 말하고,
큰 벌이 내려질 거라 해도 '지키고 싶은 걸 지켰으니 그만한 대가는 치뤄야 한다'고 말한다.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어 자리를 피하려 했다.
문을 여니 그 앞에 8황자님이 서 계셨고
그 아이와 8황자님의 표정에서 애틋함이 느껴졌다.
아, 이 아이 나랑 닮았구나.
폐하께서 황제와의 혼인을 거부한 것을 이유로
해수를 관비로 보내겠다고 하셨다.
나랑 닮은 해수를, 그렇게 보낼 수 없어 내게 달라 폐하께 간청했다.
내 곁에 두면서 하나하나 살아나가는 법을 알려주리라.
생각했던 대로 해수는 황궁의 무서움을 하나도 모르는 아이였다.
여기저기 망아지처럼 날뛰는 아이였다.
그런데 글도 모른다는 이 아이.. 차에 대해선 꽤 쓸만했다.
그래서 황자님들과 만나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해수에게 도움이 될 책을 몇 권 소개했다.
그렇게 단속하고 단단히 일렀는데도
황자님들과 계속 만나고 다니더니
다른 궁녀들이 질투심에 해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저번과 같은 벌을 내리는데
그 사이에 내가 주었던 책을 다 읽었다고 한다.
기특하지만 불안했다.
그래도... 차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적어도 해수만큼은 나와같은 불행을 겪지 않으리라.
그런데 이미 내게서 내 아이를 빼앗아간 그분이
이번엔 해수를 노리고 있었다.
왜 이렇게 해수가 나와 겹쳐보이는 걸까.
요즈음 복통이 반복되어 신경이 예민한 와중에
결국 조바심에 해수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
자길 걱정하고 있다는 내 마음을 꺼내고 말았다.
내 마음을 알고나니
해수 이 아이, 더이상 내가 무섭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 차라리 내게 의지하렴.
황자들의 관심은 네게 너무 위험해.
하지만
황자님들은 해수에게 연정을 품고 계셨고,
해수 역시 단념할 생각이 전혀 없어보였다.
그리고... 4황자님과 8황자님의 대립이 느껴졌다.
이러다 이 아이 큰일 나겠구나.
그래서 수에게 말했다.
나와 함께 출궁하자고.
하지만 수는 8황자님과의 혼인 약속을 굳게 믿고 있었다.
황궁이란 믿을 수 있는 곳이 아닌데... 불안하다... 불안하다...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다.
수가 정윤 시해 시도의 범인으로 몰리고 말았다.
도저히 구할 방법이 없었다.
분명 내가 당분간 모습을 보이지 말라했는데...
어째서 다른 궁녀 대신에 이 아이가 올라간걸까...
하지만 이미 본래 그 자리에 있어야했던 그 궁녀는 사라지고 없었고
수의 방에서 독약이 발견되고 말았다.
분명 내게 그리하셨던 분의 마수가 수에게까지 뻗친 것이리라.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이런 일이 또 생길까 다미원에서 그렇게 차를 공부하고 또 공부했는데..
수 그 아이가 똑같은 꼴을 당할까 차에 대해 가르쳤는데...
또... 또다시...
고통스러워하는 수의 모습을 더이상 볼 수가 없었다.
그때 다미원으로 수를 불러들이지 말 걸..
억지로라도 데리고 출궁할 걸...
그래, 내가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이 있었다.
그날 밤 8황자님께서 내게 찾아오셨다.
역시 황궁 사내들은 다 똑같다.
이 사내도 결국 자신의 집안과 자신이 가진 것을 놓을 수 없어 수를 놓겠다는 것이다.
"언젠가 이렇게 비겁했던 오늘이 후회될거예요."
"단 한번 그 아일 외면한 일이 평생 자책으로 남을 거예요."
"폐하를 뵙는 건 제가 해수를 많이 아끼기 때문입니다."
"황자님은 누구도 구하지 못한 거예요."
그리고 폐하를 찾아뵀다...
"제가 정윤을 독살하려 했습니다."
"전 아이를 잃었는데 황자들은 생생하게 잘 자라 황위까지 물려받는게 샘이나 정윤을 해치려 했습니다."
"왜 억울한 아이를 잡으십니까..."
"제 죄를 자복할테니 해수만은..."
폐하께선 내 이야길 들으려하지 않으셨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리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하셨다.
그렇다고 이렇게 수를 잃을 수는 없었기에
10여년 전 내가 아이를 잃었던, 내 마음 속에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
내 아이를 그리 보내게 만든 그 분이
이번엔 내가 마음으로 낳은 아이까지 빼앗아가려한다 말씀드렸다.
"이번에도... 모른 척 하실 생각입니까...?"
"이번만큼은 충주원 황후께 아이를 빼앗기지 않게 도와주세요..."
"제 마지막 청입니다..."
어차피 난 얼마 살지 못해.
이번만큼은... 이번만큼은......
난 얼마든지 죽을 수 있으니 수, 그 아이만큼은....
결국 내가 정윤 시해 시도의 범인으로 형이 확정되었다.
오랫동안 지내왔던 다미원을, 궁을
죽어서야 떠나게 되는구나.
만감이 교차했다.
수가 성치않은 몸을 이끌고 내게 달려왔다.
얼마나 아팠을까...
겪지 않아도 될 고초를 겪었어.
수야... 우리 수, 얼마나 아팠을까...
수가 나 때문에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난 널 지켜냈으니 되었어...
"나도 지키고 싶은 걸 지켰으니... 대가를 치뤄야지.."
"여한이 없다"
"모든 걸 경계해"
"누구도 끝까지 믿어선 안돼"
"매 순간마다 한 걸음 걸음마다 살얼음판을 걷듯 두려워해야 돼"(보보경심)
"넌 나처럼 살지마... 응?"
그렇게, 형장으로 떠났고....
가던 중 내 죽음을 반겨할 그 분이 오셨다.
내게서 두번이나 아이를 빼앗아가려 하셨던 분.
그 분은 내게 "네가 졌다"며 빙글거리셨다.
전 한번도 당신에게 진 적이 없습니다.
당신은 황제의 여인이지만, 전 한 사내의 여인이었으니까요.
부디 만수무강 하세요. 얼마나 외로이 죽어갈지
"죽어서도 꼭 지켜보겠습니다."
황후께선 내게 자신은 역사에 기억될 사람이지만
난 이름없는 상궁으로 남을 거라 하셨다.
하지만 난 괜찮다.
폐하께만큼은 난, 오상궁이 아니라 오수연으로 기억될테니까.
그분 한 사람만 날 기억하면 된다.
우리가 기억합니다.
오수연이라는 이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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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건은 진짜 모든 걸 할 수 있는 위치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평소엔 툭하면 죽인다 살린다 하던 분이...
증좌를 가짜로 꾸며내든 걍 죽이는 척을 하든 어쩌든
해수를 오상궁과 함게 궁밖으로 내보내야 했어요.
위암으로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이라도 오상궁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도록.
만약 해수가 오상궁과 함께 떠났더라면
해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황자도 해수를 따라 갔겠죠.
그럼 분란도 사라졌을 거예요.
자기가 곧 죽을 상황에 놓였는데도
해수가 아플까 마음 아파하는 오상궁의 모습이,
죽음을 초연하게 받아들이는 오상궁의 모습이,
죽음 앞에서도 당당했던,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오상궁의 모습이
자꾸 머릿속에 맴돕니다.
어이없을 정도로 급하게 진행되는 급전개의 극에
연기력으로 개연성을 부여한 우희진 배우님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구...
좋은 사람도 열심히 시청하고 있으니
많은 드라마와 예능에서 모습 뵐 수 있길 바랄게요!
늘 응원하겠습니다.
참참...
실검 1위도 축하드려요!!!
우배우님 꽃길만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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