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121 광화문연가 : 차지연의 월하는 너무나도 완벽하다

실은 옛날 가요를 안 좋아하는 편이라 볼 생각조차 없었던 뮤지컬 광화문연가.

난 차지연을 좋아하고, 차엘피를 놓쳤던 걸 상기하면서 그래... 최애 배우가 나오는 건 빚을 져서라도 보는게 맞아 라는 생각에 대전 예술의전당으로 내려온 광화문연가를 예매했는데.... 이거 놓쳤으면 정말 천추의 한으로 남았을 것 같다.

내 건강과 배우들의 건강이 염려가 될 정도로 자욱하게 낀 황사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무사히 황사를 헤치고 대전 예술의 전당으로 입성 성공!

오늘의 캐스팅은 이경준, 박강현, 차지연, 이연경, 린지, 이하나 배우들이었는데 팬텀싱어에서 본 박강현과 이미 입덕해있는 차젼을 빼놓곤 전부 처음보는 배우들이었다.

공연은 시작 전도, 끝난 후에도 사진촬영이 불가능했지만 신기하게도 커튼콜은 사진이 허용이 되었다.

아무래도 타이틀 저작권이 민감한 모양이다.

가요를 잘 안 듣는 나도 알 정도로 유명한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붉은 노을>, <광화문연가> 등의 명곡들을 작곡한 故이영훈 작곡가의 곡으로 만들어진 광화문연가는 이전에도 뮤지컬로 만들어진 바가 있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 무대에 올려진 광화문연가는 스토리도, 캐릭터도 새롭게 만들어진 새로운 광화문연가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내가 창작뮤지컬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먼저 넘버나 스토리, 연출적인 면에서 내가 비싼 돈을 내고 모험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이번 광화문연가는 넘버들도 훌륭한 원곡에 적절한 편곡이 가미되어 듣기가 좋았고, 스토리도 故이영훈 작곡가의 곡들에 잘 녹여낸데다 연출마저도 좋았다. 민주화 운동이 벌어지던 당시의 시대상도 잘 드러내고 있었는데, 모든 게 부담스럽거나 과하지 않게 느껴졌다.

배우들의 연기나 노래는 뒤에 후술할 차지연 배우를 일단 제외하고서라도 모든 배우들의 가창력과 넘버 소화력, 연기력이 출중했다. 특히 팬텀싱어2 외에서 본적이 없었던 박강현 배우는 생각 이상의 연기를 보여줬는데 앞으로 박강현 배우 캐슷은 믿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걸그룹 피에스타 출신의 린지 역시 아이돌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연기가 좋았다. 물론 가창력도.

정말 다 좋은 무대였는데, 한가지, 음향이 너무 아쉬웠다. 다른 극장에 비해 소리가 깨지거나 하는 건 없었는데 차지연 배우를 비롯해 몇몇 배우들의 소리가 잘 안 들렸다. 특히 일반 대사를 치거나 낮은 음을 낼 때는 거의 전달되지 않아서 너무너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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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왕님의 클라쓰는 노래도 연기도 영원하다

(후반부 폭주 주의)

월하는 차지연 배우에게 너무 찰떡같은 그런 캐릭터였다. 깨방정, 진지, 멋짐, 간지, 귀여움 모든 것을 소화해내는 차젼의 연기력이란 정말....

거기에 그 누구에게도 꿀리지 않는 가창력은 역시 어마어마 했다.

특히, <그녀의 웃음소리뿐>이라는 넘버에서 온몸으로 절규하듯 부르는 모습이 아직도 내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있다.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차월하 만의 캐릭터 해석이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넘버라고 생각한다. 방금까지 개그를 치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순식간에 변하는 캐릭터에 몰입하는 배우의 모습을 보는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이 극에서 월하는 죽기 직전의 명우가 자신을 되돌아보고 그의 회상을 올바르게 바로잡는 가이드같은 초월자이다. 차지연의 월하는 이렇게 신과 같은 아우라를 보이다가도 금세 중년 명우의 친구같은 그런 친근함을 보여주는데 그 갭 사이에서 관객들이 방황하지 않게 중심을 딱 잡았다. 그래, 차젼의 월하는 중년 명우에게도 가이드같은 존재였지만 관객에게 있어서도 가이드 같은 존재였다. 만인에게 가득한 사랑을 아낌없이 주는 그런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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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상!!!! 누가 이렇게 입혔지??!!!!

좀 나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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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할게요. 진짜 감사해요. 어떻게 이런 조합을 생각해내셨죠? ㅠㅠㅠㅠㅠㅠㅠ

페도라에 흰 드레스에 망토라뇨.......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게다가 막판에 저 복장에서 저 하늘하늘한 망토(?)를 한쪽 어깨에만 걸치고 있는데 그거 보고 심장사망할 뻔 했다.

진짜 정장도 감사할 판국에 저런 완벽한 복장이라니.....ㅠㅠㅠㅠㅠ

뮤지컬 안 보고 이 사진들이랑 영상만 봤으면 후회막심해서 며칠을 앓아누웠을 것이다.

막판 커튼콜 때의 깨발랄한 차젼을 생생하게 봤으니 이번 생은 이대로 끝나도 좋을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다.

차젼 캐슷의 극은 언제 봐도, 어떤 걸 봐도 늘 치이는 것 같다. 그것도 한 시속 200km로 달려오는 덕통사고랄까.

이래서 탈덕을 할 수가 없어....ㅠㅠㅠㅠㅠ 제 통장을 바칩니다 가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