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센스 뮤지컬을 선호하는 이유는 이미 검증이 완료되었기 때문에 쏟아붓는 금액이 아깝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있는데 반해 창작뮤지컬은 큰 리스크가 있는 느낌이 들어 웬만하면 창작뮤지컬은 잘 안 보는데, 지난번에 봤던 창작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 워낙 잘 만들어졌던지라 요번에도 창작뮤지컬에 도전해보았다.
이번달 28일까지 예술의 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이어지는 햄릿:얼라이브.
예전에 엘리자벳 초연인가 재연 보러 갔던 이후로 예술의 전당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거의 한 5~6년만이니까?
실은 나도 저 의자에 앉아서 사진찍고 싶었는데, 줄도 너무 길었던 데다 혼자 보러갔기 때문에 저 의자에 앉아서 셀카찍긴 좀 그래서 포기했다.
(실은 저 엽서 받고 싶어서 20일로 잡았...)
아무튼, 적절한 시간에 가서 여유있게 공연장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오, 소리문화의전당 이후로 이렇게 단차 맘에 드는 공연장 되게 오랜만이었다.
앞에 키 큰 사람이 앉아도, 심지어 기립박수 치려고 일어서도 시야가 전혀 방해되지 않는 아주 훌륭한 단차(박수)
음향도 불쾌극장에 비하면 훨씬 좋지만 그래도 일본 따라가려면 아아아아아직 멀었다는 생각....(눈물)
서사야 워낙 많이 알려진 극이다보니 새롭게 감흥이 남거나 그런 건 없었는데, 어투는 좀 민망한 게 있었다.
곡은 ~하리라, ~소서 이런 어투로 되어있는데 왕자출신인 햄릿이 거트루드한테 엄마엄마 하는 건 좀......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트루드가 오필리어에게 부르는 곡이나 햄릿 솔로인 사느냐 죽느냐도 좋았는데, 그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은 역시 왕의 유령과 햄릿이 부르는 "복수를 해다오" 였다. 박력포텐이 터지던 순간이었음.
기억에 남는 배우는 아무래도 거트루드 역의 김선영 배우와 클로디어스/왕의 유령 역의 양준모 배우였다.
정말 명성을 허투루 쓰지 않는 배우들이다.
섬세한 감정연기로는 정말 따라올 뮤지컬 배우가 없는 것 같다고 느낄 정도로 노래와 연기 면에서 너무 훌륭한 김선영 배우는 내가 이 극을 봐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이다보니 더욱 눈길이 갔는데, 괜히 별명이 여왕님이 아니었다.
자립? 햄릿을 위해 살겠다는 의지?를 가진 순간, 클로디어스의 손을 뿌리치고 스스로 일어나 무대밖으로 걸어나갈 땐 정말 여왕님을 보고있는 것 같은 고고함과 절대적인 품위가 느껴졌다. 올 하반기에 엘리자벳이 예정되어있는데, 만약 퀸엘리가 캐스팅된다면 회전문 돌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ㅋㅋㅋ 그니까 캐스팅해라 EMK 저번 레베카 때 완전 입덕해서 거의 입덕부정기 없이 덕질을 이어나가는 기분이다.
양준모 배우는 햄릿:얼라이브에서 1인 2역을 맡고 있는데, 솔직히 왕의 유령과 클로디어스가 동일인물이라는 걸 프로그램 북을 보고 뒤늦게야 알았을 정도로 완벽한 1인2역을 선보였다. 김선영 배우야 내가 원래 팬이다보니 계속해서 눈여겨봤다지만(굳이 눈여겨보지 않아도 눈에 들어오긴 하지만ㅋㅋㅋ), 양준모 배우는 관심을 그렇게 갖지 않았던 배우였는데도 그냥 눈에 계속 띄었다.
두 배우 모두 엄청난 존재감을 뿜뿜하면서 극을 장악하고 있었다. 흡...... 믿고보는 배우는 역시 클라쓰가 달랐다.
--여담--
거트루드가 쓰러지는 장면에서 여왕님 되게 살포시 쓰러지셨는데 너무 귀여워서 죽을 뻔.....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홍광호 배우가 나오는 밤공도 보고싶었지만 시간/거리/비용의 문제로 요번에도 홍광호 배우를 또 못 봤다....ㅂㄷㅂㄷ
담번에는 정말 볼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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