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usical

몇번을 봐도 아깝지 않은 뮤지컬 레베카!

by K.Zeff 2017. 11. 9.
이번 레베카도 지방투어 때 내가 사는 지역을 들르지 않을까 해서 지방투어 일정 뜨는 거 보고 상경할지 말지 고민했는데, 올해 지방투어는 다른 지역만 도는 걸로 예정되어있던 바람에 급히 예매한 내 최애 뮤지컬 레베카.


뮤지컬 계에서 여여케미로 밀고나가는 뮤지컬은 위키드랑 레베카 말곤 딱히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레베카는 나에게 참 소중한 작품인지라, 어지간하면 챙겨보려고 노력하는 작품이다.


요번의 댄버스 캐스팅은 김선영, 신영숙, 옥주현...

작년엔 차지연의 댄버스 부인을 보고 감탄에 감탄을 더했던 기억이 있는데, 올해는 무려 여왕님이 강림하셨기에 절.대.로.놓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이름 높은 옥주현 댄버스를 영상 외엔 한번도 보지못해 요번엔 퀸댄 옥댄을 다 챙겨보기로 결심, 악착같이 모아온 총알을 다 꼴아박은 것이다. 왕복 차비에 식사까지 더하면 30이 넘는 큰 돈.......큽.........
하지만 공연 퀄리티는 이 30만원이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


인증!



3시는 정성화 막심 / 김선영 댄버스 / 김금나 이히에 김나윤 반호퍼였고,


8시는 엄기준 막심 / 옥주현 댄버스 / 이지혜 이히에 마찬가지로 김나윤 반호퍼 부인. 여담이지만 오케 지휘는 무려 김문정 감독님이었는데 우오....카리스마가 역시 대단하셨다.

실은 반호퍼부인도 김나윤 배우랑 정영주 배우 두 캐슷을 모두 챙겨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이 날은 나윤 호퍼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윤호퍼는 정말 대단하다는 말 외엔 내뱉을 말이 없었다. 정말로.


이전에 봤던 차지연 댄버스,

그리고 요번에 본 김선영 댄버스와 옥주현 댄버스는 확실히 느낌이 달라서 댄버스 캐스팅에 따라 극이 느낌이 확연히 다를수밖에 없었는데, 


차지연 배우의 댄버스가 확실히 슬픔이 묻어나는 댄버스였다면, 김선영 배우의 댄버스는 광기와 집착이었고, 옥주현 배우의 댄버스는 레베카를 향한 사랑이 드러난다.


차지연 배우의 댄버스 부인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번의 포스팅에서 리뷰를 남긴바 있으니 패스하도록 하고...
http://keizeff.tistory.com/120
http://keizeff.tistory.com/121

요번에 본 퀸댄(김선영)과 옥댄(옥주현)만 살펴보면...



퀸댄은 괜히 여왕님이 아니었다. 등장하는 그 순간, 음성이 객석을 채우는 그 순간.. 온몸에 소름과 전율이....!! 그야말로 압도당해 내가 앉아있는 객석에 사지가 결박당하는 느낌이랄까. 그 위압감에 걸맞게 퀸댄은 다른 댄버스 부인들과는 달이 서스펜스함이 물씬 느껴지는 해석을 선보였다. 애초에 선공개된 영원한 생명에서부터 스산함이 느껴지긴 했지만 ㅋㅋ

퀸댄은 노래도 대단했지만 노래 사이사이에 들어가는 섬세하고 디테일한 연기가 너무나도 굉장했다. 퀸댄은 반사회적 인격장애 테스트를 해도 합격점을 맞을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이히가 레베카 문제를 건드릴 때마다, 심리적으로 궁지에 몰렸을 때마다 보여주는 태도는 어린아이가 자신의 소중한 것을 건드렸을 때 보여주는 반응이랑 유사해보였다. 즉, 여왕의 포스를 풀풀 풍기며 엄청난 위압감을 선사하면서도 굉장히 불안한 심리상태를 효과적으로 보여주었던 것이다.



반면 옥댄은 괜히 3연속 댄버스 부인을 맡은 게 아니란 걸 보여주었다. 아쉽게도 음이탈이 두번 일어나긴 했지만 발성적인 측면에서도 고음이 가장 안정적이었던 건 역시 옥댄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퀸댄이 그 연기력 자체에서 디테일을 추구했다면 옥댄은 댄버스 부인에 대해 논문을 쓴 것처럼 디테일한 설정을 부여했는데, 가장 대표적인게 역시 심리적으로 불안할 때 목에 단 브로치를 만진다는 거랄까. 아무래도 옥댄이 착용하고 있는 브로치는 레베카가 준 것이란 설정을 적용한 것으로 보이는데(옥댄 한정 설정인듯함), 덕분에 심리적으로 몰렸을 때 레베카가 준 브로치를 만짐으로써 레베카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심리상태를 보여주는 듯 했다. 또 가사가 몇군데가 달랐는데 이 부분 역시 의도적으로 옥댄만의 해석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여담이지만 옥댄은 영원한 생명 때 물을 많이 뿌리는 편인 듯 하다ㅋㅋㅋ진짜 많이 뿌렸다.

다만 아쉬웠던 건 이번에 레베카를 상연했던 극장인 블루스퀘어의 음향과 단차이다.
3시 공연에서는 음향이 너무 안 좋아서 배우들이 낮거나 작게 치는 대사는 거의 들리지 않았고, 앙상블들의 떼창은 웅웅거려서 들리질 않았다.
그나마 8시 공연에서 음향 사정이 나아졌는지 대사는 좀 들렸는데도 여전히 앙상블들의 떼창은 웅웅거렸다.
단차는.....진짜 극장 만드는 사람들 적어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한번쯤은 와봐야한다. 단차를 낼거면 앞에 앉은키가 큰 사람이 앉아도 보이게끔 하란 말이지. 8시 공연 때 앞에 앉은 남자가 일반적인 앉은키였음에도 시야가 다 가려져서 요리조리 피해가면서 보느라 아주 곤욕을 치렀다고. VIP석의 의미가 없잖아...ㅡㅡ

극장의 전반적인 문제를 제외하고 극 자체에 대해서는 불만? 그런 거 전혀 없었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레베카를 할 때마다 챙겨보려고 노력할 것이고, 그 때의 관극 포인트는 역시 이것이 될 것이다.

1. 댄버스 부인별 레베카를 향한 사랑의 성향 차이
2. 이히가 댄버스 부인을 치고 들어올 때 각 댄버스 부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3. 각 댄버스 부인들이 무너지는 장면에서의 차이


다 댄버스지 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본 다카라즈카처럼 딥디나 블루레이 좀 내줬으면.... 아님 적어도 역대 댄버스들 메인 넘버들로 앨범 좀 내줘....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