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중학교~고등학교 시절 동안 빠지게 한 마성의 여자.
탈덕을 한 이 와중에도 이 포스팅 쓰겠다고 예쁜 사진을 찾게 만든 여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보면 내가 남자인 줄 알겠지만 난 여자다.
역사를 굉장히 좋아하던 역덕후였던 내가 처음으로 일본이란 나라에 호의적인 감정을 가지게 만든 사람.
시작은 이용신 성우가 부른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 1기 오프닝인
Innocent Starter의 원곡을 들었던 거였는데,
이노스타를 들었을 때만 해도 풋... 하면서 역시 일본인은 노래를 못하네...라는 생각을 했던 나였지만,
나노하 시리즈가 워낙 재미있다보니 2기를 보게되었고, Eternal Blaze에 뻑 가버렸다.
참고로 내가 미즈키 나나 콘서트를 보러갔던 게 바로 이 라이브.
굉장히 멀리서 봐서 아쉬웠지만 그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이타브레 듣고 뻑 가서 앨범을 사 모으고
일본을 가지는 못해도 라이브영상을 모으고, DVD를 모으고,
홍백가합전을 본방사수했다ㅋㅋㅋㅋㅋ
심지어 미즈키 나나 넨도로이드랑 읽지도 못하는 심애 자서전까지 질렀다.
일본이란 나라를 처음 가게된 이유도
내가 중학생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좋아했던 이 사람의 공연을 직접 보고싶었기 때문이었다.
수능 딱 끝나고 대학 붙자마자 일본을 다녀왔었다.
나는 미즈키 나나를 노래로 알았지만
동시에 페이트 테스타로사 하라오운이라는 캐릭터의 목소리를 좋아했기 때문에
페이트부터 수호캐릭터 호시나 우타우, 미나미가의 미나미 토마, 나루토의 히나타 등
성우 미즈키 나나도 좋아했는데,
나는 이용신 성우도 그렇지만 미즈키 나나 역시 로리보다는 성인 여성의 목소리 연기가 좋았다.
미즈키 나나의 매력이 나에게 얼마나 크게 다가왔는지는
반일감정을 갖고 있던 내가 일본인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말로 충분히 설명될 것 같다.
이렇게 불타올랐던 덕심을 뒤로하고 탈덕을 하게된 이유는
뭐가되었든 내 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하긴 하다.
애초에 이 포스팅 자체가 내가 왜 미즈키 나나 덕질을 그만두었는가를 적어보려고 했었던 거니깐...
나나 덕질을 그만둔 첫번째 이유는
일단 내가 애니메이션에 흥미를 잃었기 때문이었다.
미즈키 나나가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애니메이션을 보기를 몇년.
더이상 애니메이션이 그렇게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좋아할 만한 애니메이션엔 나나가 없었다.
두번째 이유는 미즈키 나나의 노래가 너무 복잡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제이팝도 그렇지만 나나 노래 역시 곡 분위기가 달라지는 걸로 봤을 때의 곡 구성이
{z} 간주1 {ab s s2} 간주2 {ab s s3} 간주3 {cs변주} 간주4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데....
대충 가사를 통해서 보자면...ㅋㅋㅋ
遥(はる)か天空(そら)響(ひび)いている 祈(いの)りは奇跡(きせき)に
하루카 소라 히비이테루 이노리와 키세키니
아득히 천공에 울려 퍼지는 기도는 기적으로
간주
黒天(こくてん)-真夜中(まよなか)-の蒼(あお)に溶(と)けて流(なが)れてく涙(なみだ)の粒(つぶ)
마요나카노 아오니 토케테 나가레테쿠 나미다노 츠부
검은 하늘-한밤중-의 파랑에 녹아들어 흘러내리는 눈물 방울
迷(まよ)いなく包(つつ)み込(こ)む温(むく)もりに出逢(であ)った
마요이나쿠 츠츠미코무 누쿠모리니 데아앗타
망설임 없이 감싸안아준 따스함과 만났어
真(ま)っ白(しろ)な雪(ゆき)のようにどこまでも素直(すなお)なコトバ
맛시로나 유키노요오니 도코마데모 스나오나 코토바
새하얀 눈처럼 어디까지나 솔직한 말이
鉄(てつ)の羽根(はね)纏(まと)った 僕(ぼく)を動(うご)かしてく
테츠노 하네 마토옷타 보쿠오 우고카시테쿠
철의 날개를 두른 나를 움직여가
傷(きず)つくたびに 優(やさ)しくなれる
키즈츠쿠타비니 야사시쿠나레루
상처받을 때마다 다정해질 수 있어
君(きみ)のその笑顔(えがお)だけ守(まも)り抜(ぬ)きたい
키미노 소노 에가오다케 마모리누키타이
너의 그 웃는 얼굴만을 지켜내고 싶어
願(ねが)いはひとつ
네가이와 히토츠
소원은 하나
時空(とき)を越(こ)え刻(きざ)まれた悲(かな)しみの記憶(きおく)
토키오 코에 키자마레타 카나시미노 키오쿠
시공을 넘어 새겨진 슬픔의 기억
まっすぐに受(う)け止(と)める君(きみ)は光(ひかり)の女神(てんし)
마앗스구니 우케토메루 키미와 히카리노 테은시
똑바로 받아들이는 너는 빛의 여신
あの日(ひ)胸(むね)に灯(とも)った永遠(えいえん)の炎(ほのお)
아노 히 무네니 토모옷타 에이에은노 호노오
그날 가슴에 켜진 영원의 불꽃
深(ふか)い闇(やみ)解(と)き放(はな)って 自由(じゆう)のトビラ開(ひら)いてく
후카이 야미 토키하낫테 지유우노 토비라 히라이테쿠
깊은 어둠을 떨쳐버리고 자유의 문을 열어가
強(つよ)く果(は)てない未来(みらい)へ
츠요쿠 하테나이 미라이에
강인하게 끝없는 미래로
간주
冷(つめ)たい緑(みどり)の月(つき)に映(うつ)し出(だ)すココロの夜(かげ)
츠메타이 미도리노 츠키니 우츠시다스 코코로노 카게
차가운 녹색의 달에 비추는 마음의 밤
淋(さび)し気(げ)に呟(つぶや)いた「君(きみ)のそばにいたい」
사비시게니 츠부야이타 「키미노 소바니 이타이」
쓸쓸하게 중얼거렸어 「네 곁에 있고 싶어」
真実(しんじつ)と向(む)き合(あ)うこと教(おし)えてくれた勇気(ゆうき)は
시은지츠토 무키아우코토 오시에테쿠레타 유우키와
진실과 마주하는 것을 가르쳐 준 용기는
僕(ぼく)を駆(か)け巡(めぐ)って希望(ゆめ)に目覚(めざ)めていく
보쿠오 카케메구웃테 유메니 메자메테이쿠
나를 돌아다니며 희망에 눈을 떠가
触(ふ)れ合(あ)う気持(きも)ち 離(はな)れないように
후레아우 키모치 하나레나이요오니
맞닿는 마음 멀어지지 않도록
しっかりと抱(だ)きしめて
시익카리토 다키시메테
꼭 껴안아줘
確(たし)かな想(おも)い貫(つらぬ)いてゆく
타시카나 오모이 츠라누이테유쿠
확실한 마음을 관철해가
銀(ぎん)の海(うみ)に隠(かく)した空白(くうはく)のページ
기은노 우미니 카쿠시타 쿠우하쿠노 페-지
은의 바다에 감춘 공백의 페이지
君(きみ)だけが知(し)っている「本当(ほんとう)」を僕(ぼく)に見(み)せて
키미다케가 시잇테이루 「호은토오」오 보쿠니 미세테
너만이 알고 있는 「진실」을 나에게 보여줘
吹(ふ)き荒(あ)れる切(せつ)なさに生(う)まれゆく誓(ちか)い
후키아레루 세츠나사니 우마레유쿠 치카이
거칠게 몰아치는 안타까움 속에 태어나는 맹세
もう何(なに)も恐(こわ)くはないよ結(むす)んだ視線(しせん)そらさずに
모오 나니모 코와쿠와 나이요 무스은다 시세은 소라사즈니
이젠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 엮인 시선을 피하지 않고
大切(たいせつ)な「今(いま)」始(はじ)める
타이세츠나 「이마」 하지메루
소중한 「지금」 시작해
간주
君(きみ)が君(きみ)でいられる場所(ばしょ)
키미가 키미데 이라레루 바쇼
네가 너로서 있을 수 있는 곳
悪夢(あくむ)-まぼろし-にさらわれぬように
마보로시니 사라와레누요오니
악몽-환상-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消(き)えない雨(あめ)の苦(くる)しみも
키에나이 아메노 쿠루시미모
사라지지 않는 비의 고통도
鍵(かぎ)を壊(こわ)してぶつけてよ 隣(となり)にいるから
카기오 코와시테 부츠케테요 토나리니 이루카라
자물쇠를 부수고 부딪쳐 곁에 있을 테니까
すべてを信(しん)じて
스베테오 시은지테
모든 것을 믿어
時空(とき)を越(こ)え刻(きざ)まれた悲(かな)しみの記憶(きおく)
토키오 코에 키자마레타 카나시미노 키오쿠
시공을 넘어 새겨진 슬픔의 기억
まっすぐに受(う)け止(と)める君(きみ)は光(ひかり)の女神(てんし)
마앗스구니 우케토메루 키미와 히카리노 테은시
똑바로 받아들이는 너는 빛의 여신
あの日(ひ)胸(むね)に灯(とも)った永遠(えいえん)の炎(ほのお)
아노 히 무네니 토모옷타 에이에은노 호노오
그날 가슴에 켜진 영원의 불꽃
深(ふか)い闇(やみ)解(と)き放(はな)って 自由(じゆう)のトビラ開(ひら)いてく
후카이 야미 토키하낫테 지유우노 토비라 히라이테쿠
깊은 어둠을 떨쳐버리고 자유의 문을 열어가
強(つよ)く果(は)てない未来(みらい)へ
츠요쿠 하테나이 미라이에
강인하게 끝없는 미래로
そう、きっとここから始(はじ)まる…
소오, 킷토 코코카라 하지마루…
그래, 분명 여기서 시작될 거야…
뭐 대충 비슷하게...
이런 기본 구조에서 간주가 중간에 한번 빠지기도 하고 앞에 z부분 없이 바로 곡이 시작되는 곡도 있는데...
최근 나나 곡들에서는 중간에 대칭 부분을 비대칭으로 만들거나
앞부분이나 뒷부분을 길게 늘이는 시도들이 많이 보이고 있다.
뭐 대표적으로 아발론이나 뮤스테리온 같은 곡들.
물론 이런 시도들이 나쁘다곤 보이지 않는다.
참신하고 완성도도 있고...
난 이런 구성을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 그래서 월드뮤직을 자주 듣는 편이기도 한데...
문제는 기계음, 미디로 찍은 소리들과 복잡한 드럼비트...
중학생 때 기계음이 싫어서 제이팝, 특히 나나 노래를 들었던 건데
임팩트 부터 기계음이 안 들어간 곡을 찾는게 더 쉬울 정도로 기계음을 사용하고 있다.
나나 노래의 BPM이 워낙 빠르다보니 4비트로 드럼을 연주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드럼을 쉽게 치지 않는다.
기술적으로야 물론 대단하지만....
어려운 곡 구성에 빠른 박자에 기계음에 복잡한 드럼연주까지 섞이니
곡이 더이상 편안하게 들리지 않게 되어버렸다.
이것도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겠지만,
그냥 내 코드와 나나 노래의 코드가 맞지 않게 되어버렸다고 말하면 빠를 것 같다.
실제로 히라하라 아야카의 곡도 최신 곡들이 나랑 코드가 안 맞아서 탈덕할 뻔 했다가
이번 신보가 취향저격하는 바람에 남았던 것처럼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색이 나랑 더이상 맞지 않으면 자연스레 덕질을 관두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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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포스팅을 쓰려고 가장 최근에 나온 앨범 SMASHING ANTHEMS을 들었는데,
Never Let Go랑 レイジ-シンドロ-ム, The NEW STAR, 熱情のマリア, エゴアイディール, アンビバレンス에 관심이 갔다.
여기서부터가 본론이다.
서론이 굉~~~장히 길었다.
ㅋㅋㅋㅋㅋ
Never Let Go는 절제된 비트와 단단한 나나의 목소리,
단순하지만 강력한 멜로디.
그래... 내가 이런 곡을 내길 바란 거라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최근 고음으로만 지르는 나나의 노래와는 달리 비교적 저음으로 나온 곡이다.
애초에 나나 음역대가 높기 때문에 높은 건 마찬가지지만.
게다가 이 곡 처음 듣자마자 취향저격 당하고 무한 반복하고 있는 걸 보면 굉장히 중독성이 있는 곡이다.
レイジ-シンドロ-ム(레이지 신드롬)는 랩이 등장했다는 거.
그거 하나만으로도 나나의 곡 중에선 들어볼만한 곡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Heaven Knows와 미궁 버터플라이 때의 랩과는 차원이 다르달까?
The NEW STAR는 POP스타일을 가져온 곡이다.
나나 영어 발음이 극악이라 그런지 그렇게까지 잘 소화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지만
나나가 시도해본 적 없는 팝스타일의 곡이라 눈길이 간다.
熱情のマリア는 나노하 극장판 시리즈 이후의 곡스타일이다.
후반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Bright Stream같은 곡이랄까?
エゴアイディール는 미즈키 나나 작사작곡의 곡이다.
피아노 반주가 인상적인데 夢の続き와 비교해봐도
미즈키 나나의 작곡 능력이 많이 늘었다는 게 느껴지는 곡이라 의미가 있는 것 같다.
アンビバレンス는 듣고 엄청 놀랐던 곡이다.
애초에 미즈키 나나가 재즈곡을 이렇게 소화할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지금껏 불렀던 재즈곡 중에 가장 나나 목소리에 잘 어울리는 곡이고,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스타일이라서 돋보이는 곡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스타일의 곡을 몇 곡 더 불렀으면 좋겠고,
곡들을 추려서 스페셜 앨범을 내도 좋을 듯 싶다.
최근에 낸 앨범들이 들어보면 그 곡이 그 곡 같은 곡들이 많았었는데
이번 앨범은 확실히 가수데뷔 15주년 기념 앨범이라 그런지
앨범 수록곡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은 게 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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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까지 그래왔지만 지금도 내가 다른 어떤 것보다도 나나를 높이 평가하는 건
도전정신과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콘서트 때 체력이 안된다는 걸 느끼고 11자 복근을 만들어
3~4시간동안 고음으로 질러도 지치지 않는 체력을 만들었고,
계속해서 다른 스타일의 곡들이나 난해한 곡들에 도전하는 건
그 곡이 내 취향이 아니라고 해도 높이 살만 하다.
또, 다른 가수들이 젊을 때는 힘으로 고음을 끌어올리다가
나중에 30이 넘어서 뒷받쳐지지 않는 파워때문에 창법을 바꾸곤 하고,
그러는 과정에서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가 참 많은데...
나나는 오히려 초창기 때보다 체력이 더 좋아져서인지 힘이 더 좋아진 경향이 있고
비성이 좀더 사용된다는 창법의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초창기 앨범과 비교해서 들었을 때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는 걸 보며
이 사람이 얼마나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는지가 느껴진다.
이런 방향으로 앨범이 변화된다면 앞으로의 미즈키 나나의 앨범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덕질을 완전히 그만둘지의 여부는 다음 앨범을 들어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다 꺼져가는 덕심의 잔해 속에서 유일하게 살아있는 불씨를 발견해 거기에 숯을 공급해준 느낌이랄까?
다음 앨범은 과연 숯에 불을 붙여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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