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만화책방에 가서 만화책을 빌려봤습니다.
뭘 볼까 심사숙고(?)한 끝에 고른 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적이 있다고 얼핏 들었던 옆자리 괴물군(となりの怪物くん) 이었는데요 ㅋㅋ
뭐... 애니화되었다면 재미있다고 검증된 거겠지... 하고 뽑아들었다죠 ㅋㅋ
이번 포스팅을 위해 구글링을 했다가
아 이렇게 애니화되었구나...라는 걸 처음 안 1人...
나중에 시간 내서 애니메이션도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화 속 캐릭터들에게 색을 잘 입힌 듯 합니다.
움짤을 보며 이렇게 움직이는구나~ 싶기도 하고..(?) ㅋㅋㅋㅋ
아무튼, 본론으로 들어가서...
옆자리 괴물군은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 라노벨 등에서 많이 쓰이는(?) 학원 순정물입니다.
저마다 사연을 하나씩은 안고 있는 모난 돌 같은 아이들이
서로 친구가 되고, 서로에게 끌리는 모습들을 그리고 있는데요.
일상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들과
그런 일상 속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 설렘 등의 감정들이 세밀하게 표현된 작품입니다.
주인공 시즈쿠는 학교 선생님의 간곡한 부탁으로
입학 첫날 폭력을 휘둘러 먹은 정학이 끝났는데도 등교하지 않고 있는 하루에게 프린트를 전하러 갑니다.
그곳에서 만난 하루는 "프린트를 가져다 주는 사람 = 친구"라는
자신만의 묘한 학교생활과 친구라는 판타지에 사로잡혀
시즈쿠에게 관심을 표현하고 결국에는 등교까지 하게 됩니다.
알고보니 하루는 친구들을 사귀고 싶어했지만,
아이들이 자신을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것에 두려움을 느껴 다가가지 못한 순수한 남학생이었고...
시즈쿠가 평범하게 하루를 대하는 모습들을 보며
아이들은 "입학 첫날 폭력으로 정학먹은 무서운 아이"에서
"독특하지만 잘생기고 착한 아이"로 인식이 바뀝니다.
시즈쿠 역시 처음엔 공부밖에 모르는 차가운 여학생이었지만
거침없이 다가오는 하루를 좋아하게 되면서, 그리고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면서 많은 부분이 변하게 됩니다.
(알고보니 놀면서도 자기보다 성적이 좋고 부잣집 도련님이었다는 사실에 질투를 하기도 하지만요.)
결국 옆자리 괴물군은 하루와 시즈쿠의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만화이지만,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등장인물 모두에게 신경을 쓰는 세밀함을 보여주는데요.
러브라인에서 주인공 커플을 제외하고 재미있던 관계는
야마켄-시즈쿠 / 사사얀-아사코-미츠요시 이 두 관계였습니다.
먼저 야마켄과 시즈쿠.
시즈쿠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다가 결국엔 틱틱대면서 관심을 표현하는 야마켄과
야마켄에게 다른 감정 하나 없이 공부에 대한 것만 질문하는 시즈쿠...
이 둘의 케미가 끝내주게 폭발해서 전 옆자리 괴물군을 읽으며
하루보다 야마켄에게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ㅋㅋㅋㅋ;;
첫 등장은 껄렁껄렁한 양아치같은 친구였지만,
알고보니 부잣집 도련님에 엘리트로 못 가진 거 없는 친구였죠.
그런 자신을 수능 경쟁상대로만 대하는 시즈쿠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라이벌인 하루를 도발하기 위해 시즈쿠를 좋아하는 척 하다가 진짜로 좋아하게 되는...ㅋㅋㅋㅋ
(실은 그 좋아하는 척의 전제에도 실제로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다죠 ㅋㅋ)
그러다보니 초반에는 장난식으로 시즈쿠를 대하다가
갈수록 진지하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모습이 굉장히 멋진 캐릭터였습니다.
그리고 사사얀-아사코-미츠요시의 삼각관계(?)
누가봐도 사사얀과 아사코는 서로를 좋아하는 게 맞는데!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해서 그 감정들을 외면했지만
결국에는 그 감정들에 직면하고 상처입고, 치유받는 모습들이 매우매우 잘 드러난 삼각관계였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 세 캐릭터의 러브라인은
딱 떼어내서 제목을 붙여 새로운 작품으로 내놔도 될만큼 몰입감있고 흥미로웠습니다.
어디 사사얀 같은 남자 없나요?? ㅋㅋ
남자답고 배려심깊고 멋진 이런 캐릭터....크흡....
네가 왜 여기서 조연으로 나오고 있니 ㅠㅠ
옆자리 괴물군은 주로 캐릭터들의 러브라인에 집중하고는 있지만
그 외에도 아이들 저마다 가지고 있는 상처와 가족애도 그리고 있는데요.
하루는 형과 함께 고아처럼 자라다 친아버지와 함께 살게 되었지만
형 유우잔이 자신에게 질투를 느끼고 미워한다는 생각에,
그리고 자신을 후계자로만 바라보는 아버지의 모습에 반발해 자기 발로 집을 나온 아이였고
시즈쿠는 아버지가 벌이는 일마다 잘 되는 일이 없어
엄마 혼자 직장을 다니며 돈을 벌다보니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야할 나이에 사랑을 받지 못하고 일찍 철이 들어버린 아이였고,
아사코는 자신의 외모가 이쁘다는 이유로 많은 남자애들과 어울린다는 이유로
여자애들에게 미움을 받았던 아이였죠.
하루가 자신의 상처를 직면할 수 있게 된 건
형 유우잔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하루에게 진심으로 대했던 것과
시즈쿠를 비롯한 주변 친구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었고
시즈쿠는 동생 타카야나 아빠에게 정서적인 유대감을 갖고 있었던 데다가
하루의 도움으로 여느 또래 여자아이와 마찬가지로 엄마를 대할 수 있게 되었죠.
시즈쿠도, 하루도, 아사코도 모두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아이들이었지만,
서로에게 의지하고 기대면서 자신의 상처에 마주할 용기를 갖게 되고,
결국에는 그 상처를 이겨내는 모습들을 보며
삭막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지금 우리도
주변에 함께 있어주는 사람들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인공 캐릭터들에게만 포커스를 맞춘 게 아니라
등장인물들 하나하나에 포커스를 맞추는 착한 만화 옆자리 괴물군.
한번쯤은 읽어봐도 좋을 만화였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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