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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DC 영화 중 단연 최고! 원더우먼(Wonder Woman, 2017)

by K.Zeff 2017. 6. 10.

다들 DC 확장 유니버스 영화 원더우먼 보셨나요?



흔히들 DC 영화라고 하면 재미없다는 이미지를 떠올리실지도 모르겠는데요.

실은 저도 DC는 재미가 없어서 거의 안 챙겨봤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 원더우먼은 처음으로 보는 여성히어로 단독 영화이기도 하고,

판타지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지! 라는 신념(?)에 영화관으로 직행했답니다 ㅋㅋㅋ


유플러스 요금제를 데이터 무제한으로 이용하고 있다보니

매달 영화 두편이 공짜여서 비용 걱정없이 영화관에 갈 수 있었어요!


왜 갤 가돗인가?

실은 원더우먼 영화에 대해 가지고 있던 가장 큰 편견은 DC 영화가 재미가 없다는 것 말고도,

왜 하필 인간의 본질과 인간세상을 깨달아가는 사랑과 평화의 신 원더우먼을 시오니스트인 갤 가돗이 연기하게 했냐는 것이었는데요.


시오니스트에 대해서 잘 모르실 분들을 위해 약간의 설명을 더해보자면,

이스라엘의 전성기이던 사울왕과 다윗왕 시절의 옛 이스라엘 영토를 회복하고 유대민족국가를 세우기 위해(시오니즘) 싸우는 사람들이 바로 시오니스트입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몇천년전 이스라엘 영토(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인근의 국가들)를 되찾기 위해서 민간인이고 뭐고 다 죽여도 되고 백린탄으로 사람들을 다 태워죽여도 상관없다는 사람들을 시오니스트라고 부른다죠.

실제로 갤 가돗은 2014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침공해서 학교, 병원, 주택가, 민간인, 어린이, 여성 등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폭격하던 때에 이스라엘군에게 기도를 보낸다는 뉘앙스의 메시지를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시오니스트 논란에 휩싸인 배우였구요.

그래서 레바논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서는 시오니스트인 갤 가돗이 출연했다는 이유로 원더우먼을 상영금지 시켰는데요.


솔직히 갤 가돗이 원더우먼이라고 해서 보지말까 고민도 했지만 그래도 일단은 호평이 많은 영화이기도 했고, 여성히어로 단독영화이다보니 안 보러갈 수가 없겠더라구요 ㅋㅋㅋ


아무튼, 보고 온 결과....

시오니스트라는 점에서는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시오니스트라는 부분을 덮을 정도로 연기를 잘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액션 하나만큼은 정말 끝장나게 잘하더군요 ㅋㅋㅋㅋ

이스라엘 군대를 다녀와서인지 동작 하나하나에서 멋짐이 폭발하던......ㄷㄷㄷ

어느정도냐 하면, 원더우먼 제작진들이 왜 굳이 갤 가돗을 원더우먼으로 캐스팅했는지 액션씬만으로 납득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버린달까요?




다만 극 중 악역으로 등장한 아레스의 뜻이 "아름다운 지구를 망가뜨린 인간들을 죽여 예전의 아름답던 이 땅의 모습을 되찾겠다"는 것이었는데....거기에 반대하면서 정의와 사랑을 외치는 원더우먼에게 감정이입이 안되는 건 어쩔 수 없었어요 ㅋㅋㅋ


"갤 가돗 당신은 이 영화를 찍으면서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까?"

"실제 당신이 생각하는 게 아레스가 생각하는 것과 똑같잖아요!"

뭐 이런 생각들이 영화 내내 들긴 했으니깐요....


액션씬은 단연 최고!

판타지 히어로 영화에서 빠지지 않는 게 바로 액션씬이죠!

액션씬 연출이 히어로 영화의 가치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액션이니깐요.

그렇다보니 원더우먼에서도 수많은 액션씬이 등장하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전투씬이라고 한다면 역시, 데미스키라(아마존)의 전사들과 독일군의 전투씬이었습니다.



클립영상에서는 아주 쪼~끔만 등장했지만 정말 멋진 씬이었어요.

연출도 연출이지만 아마존 전사들, 특히 원더우먼의 스승인 안티오페의 액션이 정말 멋졌구요.

그리스의 군대가 근대의 군대와 맞붙게된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은 멋진 연출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원더우먼이 전투하는 순간 사용한 슬로우모션이 멋짐을 좀더 부각시켜서 좋았어요ㅎㅎ


그렇지만 막판 최종보스전이 다른 액션씬에 비해 임팩트가 많이 떨어져서 아쉬움이 좀 남았습니다 ㅋㅋㅋㅋ;;


배우들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는 유잼포인트!

어떤 작품이든, 배우의 연기력의 퀄리티가 높다면 극에 개연성이 생기고, 극의 재미를 한층 더 높여주기 마련이죠~

원더우먼은 갤 가돗의 연기력을 높이 평가하지는 않지만, 원더우먼 외의 수많은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답니다!



데미스키라의 전사들의 연기력은 액션씬과 더불어 정말 말할 것도 없이 훌륭했고, 



악역들의 연기도 발군이었지만(악역이 등장하는 씬이 아쉬울 정도로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멤버들의 연기가 가장 좋았다고 생각해요.

보통의 히어로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이야기에만 초점이 맞춰져있기 마련인데, 원더우먼은 세상물정 모르는 데미스키라의 다이애나가 처음으로 세상과 인간의 잔혹함을 맛보면서 절망하지만 인간이 가진 또다른 면인 사랑을 통해 스스로 성장해나가고 깨닫는 모습을 그려내기 위해서 다이애나가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를 살짝씩 언급해줍니다.

히어로 영화에서 등장하지 않는 전쟁의 잔혹함을 겪은 일반 사람들과 소수민족의 트라우마와 안타까운 사연들을 과하지 않게 부드럽게 잘 풀어나가도록 연출한 것과 그 연출에 너무나도 잘 녹아든 연기가 저절로 박수를 유도하더군요.

패티 젠킨스 감독 특유의 섬세한 감정묘사가 영화 이곳저곳 적재적소에서 나타나 배우들의 연기가 더욱더 부각되며 와닿을 수 있던 것 같아요.


과거 명저격수였던 찰리가 트라우마로 인해 사람을 쏘지 못하고 망연자실해하며 팀에서 빠지려할 때, 보통 히어로 영화에서는 찰리가 막판에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제 역할을 해내는 걸로 해결했겠지만, 원더우먼은 굳이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않아도 너의 또다른 장점이 있지않냐며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자존감이 낮아진 상태로 그냥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원더우먼 제작진들이 던지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기억에 남는 장면이었어요.


그리고 스티브 트레버 역할을 맡은 크리스 파인의 연기력이 정말 최고였습니다.



원더우먼과의 케미도 좋았지만, 후반부만큼은 크리스 파인 혼자 다 해먹었다고 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명연기를 보여줬어요.

그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이 얽히고 설키는 그 순간을 대사 한마디 없이 표정만으로 절절하게 감정을 전달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연기는 없겠다 싶더라구요 ㄷㄷ

지금껏 액션판타지히어로영화는 마블이 앞서나갔지만, 

여성캐릭터 활용에 있어서는 DC가 훨씬 앞서나간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부각되었던 할리퀸에 이어, 이번엔 원더우먼입니다.

그야말로 여성히어로영화의 좋은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연출도, 액션도 어느 한 구석 놓치지 않은 그야말로 멋진 영화였습니다.

앞으로 DC 영화가 이렇게만 만들어진다면 언젠가는 마블보다 DC에 좀더 열광하는 날이 올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