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최근 일본 톱여배우 다케우치 유코가 출연했던 영화들이 우리나라에서 리메이크 되고 있다. 강동원 주연의 골든 슬럼버와 손예진, 소지섭 주연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원작 영화에 다케우치 유코가 출연했었다.
(左 골든 슬럼버 / 右 지금 만나러 갑니다)
개인적으로 작품 보는 안목이 좋은 배우를 좋아하는 편이라, 내가 명작이라고 생각했던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모습을 비추던 다케우치 유코라는 배우에 대해 관심이 안 생길 수가 없는데 이 배우의 대표작이 바로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이다.
일본 멜로 영화를 떠올릴 때면 지금도 늘 회자되는 작품인데다 400만 관객을 동원한 명작 중의 명작이기 때문.
그러나 이 작품을 계기로 나카무라 시도와 다케우치 유코는 결혼하게 되었지만, 나카무라 시도의 외도로 파경을 맞이했기 때문에 다케우치 유코의 팬의 입장에선 두번 이상 보기 힘든 영화가 되고 말았다.
그렇지만 난, 이 작품을 보고난 후에 일본에서 제일 예쁜 여배우로 늘 다케우치 유코를 이야기하곤 했었다.
이 영화 특유의 신비로운 영상미도 한 몫 했겠지만, 유독 이 영화에서의 다케우치 유코는 그야말로 청순을 대표할만한 여신적인 느낌을 뿜뿜하고 있었다. 그래서 미오 역에(한국판으로는 임수아 역) 우리나라에서 청순함을 대표하는 배우 중 한명인 손예진 배우가 캐스팅 되었다고 했을 땐 그야말로 신의 한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쿠미 역(한국판에서는 정우진 역)에 소지섭 배우 캐스팅 소식에는 많이 잘생겨졌다고 생각했지만ㅋㅋㅋㅋ
리메이크된 우리나라 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 역시 일본판과 크게 다르지 않게 스토리가 진행된다.
비오는 날 다시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긴 채 죽은 아내 수아(미오)가 장마가 시작되는 날 기억을 잃은 채 남편 우진(타쿠미)와 아들 지호(유우지) 곁에 다시 돌아오는 이야기의 큰 틀부터 소소한 설정까지 그대로 가져온 편이다. 물론 몇가지는 다르지만.
그래서 몇가지 다른 부분을 좀 찾아봤다.
일본판에서는 성장한 타쿠미의 회상으로 영화가 시작되지만, 한국판에서는 수아의 장례 장면부터 영화가 시작된다.
사진에 있는 걸 그대로 번역해보자면,
"아카이브 별"
"아이를 많이 사랑했던 어떤 사람,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어떤 사람도 이 별에서 조용히 살고 있다"
즉, 수아(미오)가 지호(유우지)에게 자신이 죽은 후 지내고 있다고 설정한 장소가 일본판에서는 "아카이브 별"이지만 한국판에서는 "구름나라"이다. 동화책의 내용의 전반적 줄거리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펭귄과 구름나라라는 좀더 아이들에게 친숙할만한 설정으로 바뀌었다.
또 일본판에서는 유우지가 테루테루보즈(똑바로 매달면 비가 그치고 거꾸로 매달면 비가 내림)를 거꾸로 매달며 비를 기다리지만, 우리나라에는 테루테루보즈 같은 게 없다보니 지호가 창문에 네잎클로버를 붙이며 비가 오기를 기원한다.
네잎클로버로 설정한 이유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일본판에서 유우지가 곧 떠나는 미오에게 줄 네잎클로버를 찾는 장면을 보고 힌트를 얻은 것 같다.
일본판에선 타쿠미가 육상선수 출신이었지만, 한국판에서의 우진은 수영선수 출신으로 운동선수라는 것과 병명은 일치하지만 이렇게 약간의 설정 변화를 주었다. 수영선수라는 설정을 잘 녹여내긴 했지만 육상선수 출신이었다는 설정을 굳이 수영선수로 바꿀 필요가 있었나 싶긴 했다. 지호의 운동회 씬이나 수아가 사라지기 전에 뛰어가던 씬에서는 오히려 육상선수 설정이 좀더 와닿았을텐데...
또 한국판은 일본판에 비해 개그가 소소하지만 빈번하게 들어가있다. 극 중 수아(미오)의 부탁으로 지호(유우지)가 스무살이 될 때까지 생일 케잌과 편지를 전달해주는 빵집 아저씨(고창석)는 일본판과 달리 우진의 친구로 설정되어있다.
몇몇 리뷰를 살펴보니 굳이 지호를 좋아하는 여직원(손여은)을 넣어야했나 라는 말들이 보였는데, 실은 일본판에서 좀더 여직원의 짝사랑을 깊이있게 그리고 있다. 한국판은 일본판에 비해 개그적 요소가 많기 때문에 좀 과장되어 보였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본판에서는 여직원에게 미오가 타쿠미와 유우지를 부탁하기도 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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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는 이쯤해두도록 하고,
생각했던 것보다 소지섭 배우와 손예진 배우가 너무 잘 어울렸다. 나카무라 시도 때문에 일판을 보기 힘들어했던 내가 다시 일판을 볼 수 있었던 것도 우리나라의 두 배우의 느낌이 머릿속에 진하게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두 배우의 연기도 몰입력이 좋았지만, 두 배우의 비주얼이 워낙 뛰어나다보니 안 그래도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영상미가 더욱 돋보일 수 있었다.
일판에선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캐릭터였던 미오(수아)가 한국판에선 좀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캐릭터로 탈바꿈했다는 점도 높이 사는 부분이다.
일판이 훨씬 낫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몇몇 보이기는 하지만, 난 한국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 역시 무척 마음에 들었다. 설정도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잘 녹여낸데다가 스토리도 깔끔하게 다듬었고, 일본판 특유의 탁하고 어두운 화면을 별로 좋아하지 않다보니 영상미도 훨씬 좋게 느껴졌다. 결정적으로 남주가 나카무라 시도가 아니니깐......ㅋㅋㅋㅋ
모처럼 우리나라에서 볼만한 로맨스 영화가 탄생한 것 같다. 달달한 신비로움을 느끼고 싶다면 지금 당장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보러 가는 것을 추천한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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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이 영화에서 아름다운 다케우치 유코의 모습을 안 남길 수가 없다)
유코님은 역시 웃을 때가 최고이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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