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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해어화, 기생에 대한 부정적 시선...그리고 막장드라마의 영화화? (스포有)

by K.Zeff 2016. 5. 11.


기대하고 있던 해어화를 드디어 봤습니다.

그리고 매우 실망했습니다.


집에서 TV로 늘 보는 막장드라마와 이 영화의 다른 점을 못 느끼겠더라구요 ㅋㅋㅋ;;


원래 이 영화를 보기로 마음 먹은 건,



제가 매우x5 좋아하는 배우인 장영남과 차지연이 나왔기 때문이었습니다.

거기에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조선의 마지막 기생의 이야기를 다룬다기에

어떻게 영화에서 이런 독특한 소재를 녹여낼까...? 하고 내심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예고편을 보고 미리 예측했어야했나봅니다.

이게 치정극이라는 걸....ㅋㅋㅋㅋㅋㅋ


정악이라는 우리 음악을 대중들에게 알려주었다는 자체만으로 매우 고마운 일이고,

노래를 부르는 배우들이 열심히 연습을 해주었다는 게 정말 고마웠습니다.

실제로 한효주가 부른 사랑 거즛말이가 대중들에게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했구요.


또 이난영으로 나오는 차지연의 노래가 듣기 좋더라구요.

역시 가왕님은 뭘 불러도...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거기에 영상미도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했는데요.


 

색감이 팍팍 눈에 들어오는 데다가 한복도 어디서 맞췄는지 예쁘게 맞춰서 보기좋더라구요.



이렇게 배경은 다 좋게 만들어놓고서...

왜!!!!!

스토리를!!!!!

하아.............


줄거리...라기보다 이 영화의 전체 내용은

나무위키 해어화 <- 여기 클릭하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일단 이야기가 주로 풀어지는 배경은 대성권번.

권번은 1910년 경술국치 이후 기생청이 조선총독부에 의해 바뀐 곳인데요.

일제강점기 당시 공식 교육기관 중에서 전통 예술을 계승하는 거의 유일한 곳이기도 했고,

많은 사람들의 인식과는 달리 기생들은 굉장히 학식이 높고 다재다능한 여성들이었기 때문에

하나의 기예에만 출중한 일본의 게이샤와는 달리

승마부터 시, 서, 화를 비롯해 다양한 악기와 성악에 능통했었습니다.


우리의 인식 속의 몸을 파는 기생들은 일패, 이패, 삼패 중에서도 매춘을 하는 창기인 삼패였고,

이들의 신분도 천민이었으며 이마저도 돈이 많아야 만날 수 있는 존재들이었습니다.

모든 기생 = 몸을 파는 창기라는 인식도 일제를 거치면서 만들어진 인식이기도 하구요.

일패기생은 유학에 박식했기 때문에 정조관념이 박혀있던 사람들이었고, 심지어 남편을 두기도 했었습니다.


일제강점기엔 권번에 기적을 두고 3년간 배운 후 배반에 합격해야만 일패기생이 될 수 있었는데요.

그러니까 이 영화에 나오는 소율이와 연희는 정조관념이 있던 일패기생입니다.

또 일제강점기 당시 권번을 중심으로 기생들이 자신들은 일본의 창녀가 아니라며 독립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는데...


물론 영화 자체만으로 보면



거의 결혼할 사이가 확실했던 김윤우가 연희랑 바람이 나고,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인 이난영의 사랑을 연희가 독차지하고,

심지어 대중들의 사랑마저도 연희가 독차지했으니


유일하게 자신을 좋아해주는 권력자의 첩이 되어 이들에게 복수하는 것도 납득이 됩니다.

자신이 가져야했던 모든 것을 빼앗아간게

다른 사람도 아닌 자기가 배울 수 있게 지원해준 연희였으니까요.


거기다 이 두 사람... 

바람을 피운 주제에

친구를 배신한 주제에

연인을 배신한 주제에

뻔뻔스럽게도 소율이 앞에서 서로를 찾고

내가 훔친 게 아니라 네가 갖지 못한 거라는 막말을 서슴지않았잖아요? ㅋㅋㅋ


저라도 히라타한테 가서 이 사람들 몰락시켰을테지만...



권번의 교장이자 소율이의 엄마인 산월(장영남)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딸을

경성 최고 권력자인 경무국장 히라타 기요시(박성웅)에게 넘기고,

복수를 위해 자발적으로 일본인의 첩이 되는..........모습을 영화에서 그려내면서


항일운동에 앞장서기도 했던 기생들을 일제가 했던 그대로

기생 = 매춘부 라는 인식이 심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게 만들더군요.


일본인에게 몸을 팔아서 복수하는 방식 외에도 이 두사람을 몰락시킬 수 있는 방법은

찾으면 굉장히 많았을텐데요.

배경이 일제강점기인데 일본인에게 몸을 파는 기생의 이야기는... 정말 많이 별로였습니다.



착한 여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을 가장 친한 친구에게 빼앗기고

(혹은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친한 친구와 바람을 피우고)

자신의 모든 걸 저 두사람이 가져가자

돈 많은 사람과 결혼해 두 사람에게 복수하는 이 영화의 내용이 막장드라마와 다를게 뭔가요?


여기에 좀더 자극적이게 만들고자

일제강점기라는 배경을 추가하고

기생과 당대 최고의 작곡가라는 배경을 추가한 것 같은...?


이런 식으로 기생의 이야기를 그려낼거면

차라리 정가고 뭐고 다루지 않는 게 나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의롭게 살아간 모든 기생들과 예술인들을 욕보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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